동시이행항변권의 효과
동시이행항변권의 효과
1. 연기적 이행거절권
동시이행항변권이 있는 채무자는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이는 동시이행항변권의 본체적 효력이며, 이로써 상대방의 청구권의
작용은 일시적으로 저지된다.
2. 이행지체의 저지
(1) 동시이행항변권이 있는 채무자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명시적·묵시적으로 거절하는 것은 위법하지 않으므로, 변제기에 자기 채무의 이행을 하지 않더라도 이행지체(채무불이행)책임이 생기지 않는다.
(2) 따라서 이행제공을 하지 않은 상대방은 채무자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하여 손해배상청구·계약해제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상대방이 변제공탁 등으로 채무이행제공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에는 변제기에 있는 자기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일방은 이행지체책임을 진다.
(3) 판례에 의하면,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하여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시적으로 당사자
일방의 의무의 이행 제공이 있었으나 곧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되어 더 이상 그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기간 동안에는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된 이후에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다(대판 1995.3.14, 94다26646)”고 한다.
(4) 해제권 발생요건으로서의 이행지체는 계속성을 요하지 않으므로
일방 당사자가 한 번 이행제공을 하여 상대방을 이행지체에 빠지게 하였다면 그 후에 다시 이행제공을 할 필요가 없으나, 신의성실의 원칙상 이행을 최고하는 일방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수령하고 자기의 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정도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대판 1996.11.26, 96다35590).
3. 상계의 금지
동시이행항변권이 있는 채무의 채권자가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없다(제492조 제1항 단서).
4. 소송상의 효력
(1) 변론주의와 원용
① 변론주의의 원칙상 원고의 채무이행청구 또는 채무불이행(이행지체)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피고가 상환판결 또는 기각판결을 이끌어내려면 동시이행항변권이 있음을 주장해야 한다.
② 법원이 원고의 채무이행청구에 대한 피고의 동시이행항변을 채택한 경우에는 원고의 반대의사표시가 없는 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는 원고의 이행과 상환으로 이행하라’는
원고일부승소(일부패소)의 판결을 내린다.
(2) 증명책임
채무가 쌍무계약에서 발생한 것이고 동시이행항변권이 주장된 경우에 항변권을 부정하는 자가 자기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의
존재, 자기 채무의 변제기 미도래 또는 상대방의 선이행의무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5. 기타의 효과
(1)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소멸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동시이행의 항변권 내지 이행거절의 권능은 변제기를 변경시키는
것이 아니다(대판 1997.7.25, 97다5541).
(3)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행사가 주로 자기 채무의 이행만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그 항변권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배척되어야 한다(대판 1992.4.28, 91다29972).
(4)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목적물반환을 거부하고
계속 점유하면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대판 1996.4.14, 95다54693).
[참고 판례]
손해배상(기)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다26646, 판결]
【판시사항】
가. 매수인이 매도인의 인장을 새겨 토지거래신고를 대행하기로 약정한
후 매도인이 신고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매도인의 협력의무 불이행 여부
나.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하였으나 상대방이
수령을 지체한 경우, 상대방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하는지 여부 및 이행의제공이 중지된 이후에 이행지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매수인이 매도인과 사이에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토지거래신고를
하는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의 인장을 새겨서 대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매도인이 토지거래신고의 협력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나.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하고,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시적으로 당사자 일방의 의무의
이행 제공이 있었으나 곧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되어 더 이상 그 제공이 계속되지 아니하는 기간 동안에는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된 이후에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참조조문】
가.나. 민법 제536조, 제568조
나. 제387조, 제390조
【참조판례】
나. 대법원 1972.3.8. 선고 72다163 판결(집20①민169), 1972.11.14. 선고 72다1513,1514 판결(집20③민112), 1993.8.24. 선고 92다56490 판결(공1993하,2589)
【전문】
【원고, 상고인】
한보건설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일구
【피고, 피상고인】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4.4.29. 선고 93나846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토지의 매수인인 원고가 매도인인 피고와 사이에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토지거래신고를 하는 경우 원고가 피고의 인장을 새겨서 대행하기로 약정한 것이라면, 소론과 같이
피고가 토지거래신고의 협력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토지거래신고 협력의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1) 원심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그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의 양도로 인하여 피고가 장차 부담할 양도소득세 등 세액을 미리 산출하여
그 상당액을 적어도 잔금지급시까지 피고에게 제공하여 피고로 하여금 그 돈으로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하게 하던가, 아니면
장차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할 시기에 원고가 그 세액 상당액을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세액 상당액에 관하여 즉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잔금지급시까지 피고에게 교부하기로 특약을 하였는데, 원고의 위와 같은 특약상의 의무와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의 교부의무는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의 대표이사 소외인은 1991.8.6. 위와 같은 취지의 공정증서를 작성, 교부하기 위하여 피고에 대해 공증사무소에 함께 갈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절함으로써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그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일시에 이르러 원고의 위 특약상의 의무에 관하여도 원고의 이행제공이 있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그때까지
원고의 이행제공이 완료된 이상 이후 그 제공이 중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부터 피고는 그의 의무에 관하여 이행지체에 빠지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에 대하여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피고는 이행지체에 빠진 1991.8.6. 이후부터 원심변론종결시까지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번 현실의 제공을 하고,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당원 1993.8.24. 선고 92다56490
판결 참조), 일시적으로 당사자 일방의 의무의 이행 제공이 있었으나 곧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되어 더 이상 그 제공이 계속되지 아니하는 기간 동안에는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된 이후에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는
것인바(당원 1972.11.14. 선고 72다1513,1514 판결,
1966.9.20. 선고 66다1174 판결
참조), 피고가 원고의 이행제공이 중지된 1991.8.6. 이후에도
계속하여 이행지체에 빠졌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임이 명백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이상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특약상의 의무의 1회 이행제공이 있은 이상, 이후 그 제공이 중지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는 계속 이행지체상태에 빠지게 되어, 피고가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에
대하여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시한 것은 쌍무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 일방의 이행제공의
중지와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 및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할 것이나, 원심이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가 이행지체에 빠져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하면서도, 원고의 손해에 관한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므로, 위 법리오해는 파기사유가 되는 위법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다.
소론은 원고주장의 손해가 피고의 채무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거나 달리 손해의 입증이 없다는 원심의 판단이
위법이라는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무가 이행지체상태에 빠지지
아니하여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상 법원으로서는 손해의 존부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는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