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의 의사표시의 법적 성격 및 철회 가능 여부
사직의 의사표시의 법적 성격 및 철회 가능 여부
사직의 의사표시는 근로계약의 해지통고로 이해할 수도 있고, 합의해지의
청약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하에서는 두 가지로 구분하여 해당 문제를 논해 보고자 한다.
1. 근로계약의
해지통고 및 철회가능여부
근로계약의 해지통고란 근로자가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일방적인 의사표시를 의미한다. 근로계약의 해지통고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므로 민법이 적용되는데, 민법 제660조에 따르면 계약기간을 약정하지 않은 근로자는 언제든지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사용자가 이를 수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민법에 따라 사용자가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해지의
통고를 받은 당기후 1기)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그런데, 판례에 따르면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하는 사직의 의사표시는
근로관계를 소멸하게 하는 형성권적 효력을 가진 일방적 해약고지라고 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하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이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고 한다.(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2. 합의해지의
청약 및 철회가능여부
합의해지는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즉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청약)을 하고 사용자가 이를 수리(승낙)함으로써
근로관계를 장래를 향하여 종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합의해지 역시 해지통고와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므로 의사표시와 관련한 민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그런데,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고,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민법 제527조에 따르면 계약의 청약은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합의해지의 청약은 이를 취소하지 못한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근로계약관계는 계속적 채권관계이고 종속적 노동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민법 제527조의
내용을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서 법원이 수정해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 사직서
제출의 법적 성격
사직서 제출의 법적 성격에 대하여는 사직서의 기재내용, 사직서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 의사표시 철회의 동기 기타 여러 사정을
참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판례에 따르면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참고 판례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판시사항】
[1]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의 해지 통고로
볼 것인지 여부(적극) 및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하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경우,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고,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
[2]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이고,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하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이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근로기준법 제17조, 민법 제111조, 제543조
[2] 근로기준법 제17조, 민법 제111조, 제543조, 민법 제66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공1992, 1539), 대법원
1992. 12. 8. 선고 91다43015 판결(공1993상, 413), 대법원 1994. 8. 9. 선고 94다14629
판결(공1994하, 2277)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6. 24. 선고 98누271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사직
의사표시의 하자 유무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이 원고로 하여금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강박을 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한편 사직서 제출 경위, 사직서 기재 내용 및 위 사직서와 관련하여
취한 원고의 태도 등을 종합하면 사직서의 작성·제출이 근로자인 원고의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가 사용자인 참가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해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옳고, 거기에 의사표시의 하자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사직의사의
유효한 철회 여부에 관하여
원심은, 원고는 참가인이 대전직할시 동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어린이집 1의 원장으로 근무하던 중 1997. 2. 10. '신입원생 학부모들
앞에서 보육교사 소외 1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였고, 직장
구성원 간에 불화를 조성하였으며, 부하직원 지휘의 책임이 있음에도 학부모에게 의도적으로 소문을 내어
시설의 품위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참가인으로부터 징계처분(견책)을 받음과 아울러, 참가인이 위탁 운영중인 사회복지관에 병설하여 운영할
예정인 어린이집 2의 개원실무 책임자로 근무하라는 전보명령을 받고, 같은
달 18일 위 사회복지관에 첫 출근하여 같은 날부터 같은 달 27일까지의
휴가원을 제출한 후 당일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며 참가인은 같은 달 20일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휴가중인 같은 달 25일 대전직할시 동구 의회에서
어린이집 2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위 사회복지관의 관장인 소외 2에게 사직 의사표시를 철회한다고 하였으나, 소외 2는 사직서가 이미 수리되었음을 통보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는바,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의 청약이라
할 수 있는 원고의 1997. 2. 18.자 사직서에 대하여 사용자인 참가인이 같은 달 20일 이를 승낙함으로써 이때 이미 위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는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더 이상 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사직 의사표시 철회로써 근로계약이 여전히 존속중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고,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 1994. 8. 9. 선고 94다14629 판결 참조).
그런데도 원심은 근로자의 근로계약 합의해지 청약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 의사가 형성되어 있기만 하면 그 의사가
아직 상대방인 근로자에게 도달하지 않은 단계에서도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여 근로자로서는 더 이상 사직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는 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한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근로계약 합의해지에 있어서의 청약의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그러나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인바,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상 나타난 바와 같은 사직서의 기재내용, 사직서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 의사표시 철회의 동기 기타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의 위 사직서 제출은 위에서 본 원칙적 형태로서의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한 것이라고 볼 것이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며, 이와 같은
경우 사직의 의사표시가 참가인에게 도달한 이상 원고로서는 참가인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로써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여전히 존속중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전보처분의
정당성 유무에 관하여
이 사건에서, 원심이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에 기하여 근로계약이 해지되어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이상, 원심으로서는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전보명령의 당부에
관하여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전보명령은 동일한 징계사유에 기한 불이익한 처분으로서 이중징계이며 전보처분의
재량권을 남용·일탈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였다거나 전직명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유지담(주심) 배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