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합병과 퇴직금(근로관계승계)의 법률효과
기업의 합병(상법 제235조, 제530조 제2항, 제630조), 분할(상법 제530조의 2 내지
제503조의 12), 조직변경(상법 제242조, 제269조, 제604조, 제607조) 및 영업양도의
경우에도 근로계약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된 때에는 기업 자체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전후 기업의 근로연수를 합쳐 계속근로연수로
보아야 한다(대판 1991. 12. 13. 91다6856).
특히 회사합병의 경우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는 소멸회사 종래 근로자에 대하여 갖고 있던 사업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포괄 인수하게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임금, 근로시간,
직무의 내용, 퇴직금 등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소멸회사와 사이에 형성된 근로관계의 내용이
회사합병으로 말미암은 사업주의 교체와 관계없이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와 사이에 아무런 변동 없이 종전 그대로 유지된다고 풀이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에 편입되어 새로운 근로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해석하는데 거의
이론(異論)이 없고 판례(대판 1994. 3. 8. 93다1589)도 같은 입장이다. 다만 회사의 합병시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 합병회사에 입사형식을 가진 경우에는 계속근로로
보지 않는다(대판 1991. 5. 29. 90도16801; 대판 1991. 12. 10. 91다12035; 대판 1992. 7. 14. 91다40276; 대판 1993. 6. 11. 92다19316; 대판 1997. 6. 27. 96다38511). 또한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된 후의 새로운 퇴직금제도가 기존근로자의 기득이익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그들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고 부득이 종전의 취업규칙을 적용할 수밖에 없게 되어 하나의 사업 내 별개의 퇴직금제도가 있을지라도 퇴직금차등제도금지에
관한 근기법 제34조 제2항에 위배 되지 않는다(대판 1995. 12. 26. 95다41695).
회사합병 후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는 소멸회사와 근로자 사이에 존재하는 종래의 개별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을 통하여 정해진 근로조건에 따라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고, 근로시간이나 직종을 정해주는 등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합병 후 취업규칙을 유효하게 개정하거나 노동조합과의 새로운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하여 비로소 근로조건을 단일화할
수 있다(영업양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임)(대판 1994. 8. 26. 93다58714).
판례에 따르면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 퇴직금 지급의무의 내용에 대하여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에는 종전의 근로계약상의 지위가 그대로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해산회사의 퇴직금규정이 흡수회사의 퇴직금규정보다 근로자들에게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합병 당시 취업규칙의 개정이나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합병 후 근로자들의 근로관계의 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없는 한 합병 후 흡수회사는 해산회사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관계에 관하여 종전과 같은 내용으로 승계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면서(같은 취지 : 대판 1994. 3.
8. 93다1589), 또한 `근로관계의 포괄승계
후 흡수회사의 퇴직금 규정이 승계 전의 해산회사의 규정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경우, 근로자에게 적용될
퇴직금 규정(=승계 전 규정)'에 대해서도 `승계 후의 흡수회사 퇴직금규정이 승계 전의 해산회사의 퇴직금규정보다 근로자들에게 불리하다면 구 근로기준법(1996. 12. 31. 법률 제52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제95조 제1항 소정의
당해 근로자집단의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는 승계 후 흡수회사의 퇴직금규정을 적용할 수도 없다'라고
판단하고 있다(같은취지 : 대판 1995. 12. 26. 95다41659 ; 대판 1997. 12. 26. 97다17575).
○○제철 사건(대판 1994. 6. 24. 92다28556 퇴직금)은 `퇴직금규정의 변경이 근로기준법에 적합하고 그보다 유리한 종전
규정이 존재하지 않은 경우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것의 적법 여부(적극)'에 대하여 `회사가 근속기간 15년까지의
지급률만을 규정한 종전 퇴직금규정을 30년까지의 지급률을 정하는 것으로 수정하면서 근속기간 15년까지에 대한 부분을 개정전 규정에 비해 누진율을 크게 낮추는 대신 개정 전 근속기간에 대해서는 종전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했더라도 이는 전체로서 근로자에 불이익한 변경으로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요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은 퇴직금규정의 개정은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고 이루어졌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 할 것이나(대한○○공사 사건 ; 대판 1993.
5. 14. 93다1893 퇴직금)), 개정
퇴직금규정 중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부분은 근로기준법의 기준에 적합하고 그보다 유리한 종전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종전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얻거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았다 하여도 이를
이유로 그 부분을 무효라 할 수 없고 새로운 퇴직금규정의 제정으로서 유효하다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원고들에게는 15년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개정전 퇴직금 규정이,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개정 퇴직금규정이 각 적용되고, 그 퇴직금 액수는
개정전 퇴직금규정의 기초임금과 지급률에 의하여 근속기간 15년에 대하여 퇴직금을 계산한 후 여기에 개정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계산한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개정
퇴직금규정에 따라서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지급일수에 기초임금을 곱한 금액)을 합한 금액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